제29회 동차합격자 강영주님 합격수기입니다.
관리자 2022.09.24안녕하십니까?
저는 세종 공인중개사 학원에서 2018년 3월 ~ 10월까지 공부하며 동차에 합격한 강영주 입니다. 학원 등록 후, 선배님의 합격 수기를 읽으며 1년 후에 나도 꼭 합격 수기를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쁩니다. 저의 합격 수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살아온 연식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성별이 다른 수험생 여러분께서 제 수기를 읽으며 얼마나 공감하실까 사실 두렵지만, 분명히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하신 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께 저의 합격 수기가 조금이나마 공부하는 데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두서없는 글을 써봅니다.
1. 삶의 절실함이 자격증을 얻는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꼭 따야하는, 또는 따고 싶은 목표나 이유가 확실합니까? 공부를 포기하고 싶은 정체기나 슬럼프는 수험생 누구에게나 닥칩니다. 그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자격증을 꼭 따야한다는 절실함과 절박한 마음일 것입니다. 저는 무료 인강 사이트인 ‘공○모’를 통해 동차를 목표로 독학을 했지만 실패하고, 학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료 인강을 들으며 독학할 때 ‘자격증을 따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중개사 공부를 시작하기 1년 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였기 때문에 ‘배우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일거야. 공인중개사라고 뭐 별거 있겠어?’라는 교만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행운이나 기적은 없었습니다. 워낙 기본 과정을 설렁설렁 공부했던지라 시험 전 4개월은 최선을 다했어도 막판 뒤집기는 되지 않았습니다. 1차를 1문제로 떨어지고 나니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하면 합격할 것 같은 미련이 끝없이 생겼습니다. 재도전을 결심할 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게 한 것은 ‘6살인 아들’ 때문입니다. 독학할 때 5살 밖에 안 된 아들을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이번에 합격하지 않으면 내 이기심으로 어린 아들 망치겠구나 싶어 무조건 동차 합격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합격할 때까지 끝까지 겸손하자’ 라는 두 번째 목표를 가슴에 새겼습니다.
2. 열정보다 값진 지구력으로 승부한다.
저처럼 40대 중반을 넘으면 누구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경험할 것입니다. 교수님은 일주일 전에 배운 내용을 질문하시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내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충동이 수십 번 일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일주일 전에 배운 것은 기억나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당일 수업 당일 복습’의 원칙을 세워, 3월부터 8월까지 실천했습니다.
저는 6시 이후에는 어린 아들을 전적으로 돌봐야 했기 때문에 저녁에 공부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수업 후 2시 ~ 5시 40분까지 그 날 들은 과목을 꼭 복습하였습니다. 수업 종료 후부터 아들을 데리러 가기 전인, 3시간 남짓한 시간이 저에게 유일한 공부시간이었습니다. 원하는 만큼 공부시간을 늘릴 수 없는 처지라 매일 복습을 해도 늘 1/3 정도 마무리가 덜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독학할 때보다 확연히 달라진 집중력과 꾸준한 복습이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8월 박문각 실전 모의고사 점수가 겨우 50점대, 9월부터 시작한 동형 모의고사에서 민법 점수가 동형 1회 차에 45점, 2회 차에 50점이 나왔을 때 저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그 즈음에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합격 가능한 점수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저의 형편없는 민법 점수는 저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3월부터 쌓인 지식이 실전에서 분명히 빛을 발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류가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될 때까지 길고 지루한 시간을 조용히 흘러가야 합니다. 나의 지식이 아직 지류에 지나지 않은데 강물이나 바다 같은 점수를 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공부의 종점인 바다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학원 수업의 하이라이트는 동형 모의고사였습니다. 9월 ~ 10월에 각 과목의 전체 과정 점검, 4주간 실전처럼 OMR 작성 후 시험보고 해설 강의, 수강생 점수의 즉각적인 데이터화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순간들이었습니다. 매일 시험보고 내 성적을 바로 확인하고, 개인 복습하는 4주간의 임팩트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일취월장’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동형 모의고사 3주차가 되었을 때 전과목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합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동형 모의고사를 치르는 동안 민법 점수가 안 나온다고 민법 공부에만 매달렸다면 저는 2차 과목의 점수 미달로 불합격했을지도 모릅니다.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하면 외계어 같은 낯선 언어들 앞에서 어이를 상실합니다. 그래서 성격 급한 수험생은 단기에 성과를 얻어 보려는 마음으로 과욕을 부리기 쉽습니다. 팔랑귀 레이더가 작동하는 순간 학원 수업 외적으로 ‘인강과 타 출판사 교재’를 섭렵하며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열정으로 단기에 모의고사 점수 몇 점은 올릴 수 있지만, 단기에 올린 점수가 실전까지 지속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공부 막바지에 이르면, 쏟아지는 지식의 양에 치여 과부하가 걸립니다. 내 머리속의 저장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 만큼, 기존 정보가 증발하는 착각에 사로잡힙니다. 분명 어제 알았던 내용도 오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시험 전날까지 내 머리속에 저장된 정량의 정보만 시험 당일에 써먹을 수 있습니다. 끝까지 눈으로 많이 익힌 내용 - ‘반복’만이 합격의 길이라는 것을 시험을 치르며 다시 확인했습니다.
동차를 목표로 공부한다면 반짝하는 열정보다 지구력을 가지기 바랍니다. 모의고사 점수에 연연해 하지 말고 전 과목의 발란스와 자신의 지속 가능한 학습량을 고려하여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3. 학원과 교수님을 신뢰하라.
저는 온라인 강의로 이미 실패를 경험했기에, 학원 등록 후 학원의 메뉴얼과 교수님 수업만 잘 따라가면 합격하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강의실 수업을 듣고서야 집중력의 퀄리티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라디오 음악 감상하듯 설렁설렁 들었기에 시간은 채웠으되,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강의실 수업은 교수님의 눈 마주침이 있고, 주변의 시선이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열심히 필기하며 반복하다 보니, 시험에 임박해서 교수님이 자체 개발한 암기법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열정과 진심어린 조언들도 좋았습니다. 수강생의 합격이 유일한 목표인 교수님의 열정과 애정은 강의실 현장에서 마이크로 전해지는 숨소리를 들을 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저는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의 깊이만큼 점수가 향상된다고 확신했습니다. 합격하려면 학원과 교수님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바랍니다.
4. 나만의 합격 팁을 만들어라.
시험 4개월 전부터 머리와 어깨가 아파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체력이 실력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공부시간에 늘 쫓겨서 운동은 엄두가 안 날 때입니다. 그래서 한약도 지어 먹고, 다양한 건강 보조식품의 도움도 받고, 마사지 샵에서 시험 보는 전 주까지 케어도 받으며 공부하였습니다.
시험 4개월 전은 초집중이 필요하고, 공부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늘려야하는 시기였기에 남다른 전략과 요령이 필요했습니다. 먼저 공인중개사 공부한다고 여기저기에 소문을 쫘~악 냈습니다. 불합격하면 창피하니까 덕분에 더 치열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가족과 지인들도 열렬하게 응원해줬습니다. 늘 공부하는데 발목을 잡는 집안일에서 자유로워져야 했기에 집 안 청소는 더디 하고, 반찬은 반찬가게 도움을 받아서 자투리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어린 아들의 유치원 행사는 일절 참석을 못 했고 하반기 가족 행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만의 공부방’을 만든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공부는 늘 식탁에 앉아 하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공부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아들을 재우고 한 두 시간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짧은 시간이어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엄마가 공부하니까 도와달라고 아들에게 얘기하면 어린 아들은 기특하게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공부방 출입을 자제해주기도 했습니다. 저처럼 어린 아이가 있는 수험생이라면 나만의 공부방을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그깟 공부가 대수냐고 속으로 비웃었을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합격하고 보니 진정 대수임을 깨닫습니다. 중년의 도전과 성취는 대입이나 취업과는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때 되면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해야 할 수 있는 것이고, 나이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얻은 성취인지라 만족감도 크고, 주변에서도 진심어린 박수갈채를 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공인중개사에 도전장을 당당하게 내민 수강생 여러분! 인고의 과정보다 훨씬 달달한 합격의 영광이 기다립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꼭 합격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